직접 인생 경험 :D

혹시 특별한 애착의 대상이 있나요?

Hi_Elly 2020. 8. 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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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 인형 <슈크>


<애착 인형>은 어린아이가 좋아하여 떨어지려고 하지 않아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인형을 일컬어 부르는 말입니다. 그 애착의 대상은 꼭 인형이 아닐 수 있으며 유아기에 함께 했던 베개일 수도 있고, 늘 덮고 잤던 담요일 수도 있는데 특별한 매개체에 강한 감정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남아와 여아 상관없이 나타날 수 있으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성장 발달 과정입니다. 애착 인형의 경우, 정서적인 안정감과 더불어 상대를 의인화함으로써 풍부한 상상력, 강한 책임감을 길러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의견들이 있습니다. 


비록 저는 지금 어린아이는 아니지만, 저에게는 아주 소중한 애착 인형이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유년기 시절에는 애착 인형이 없었습니다. 그때 그때마다 좋아하던 인형들이 여러  있었고, 싫증을 잘 내던 저는 유독 한 인형만 고집하고 집착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생 , 처음 애착이 되는 인형이 생겼습니다. 그 때 당시, 친하게 지내던 동아리 선배 집에 동기들과 놀러 갔다 하룻밤을 자게 되었는데 전 선배 언니가 가지고 있는 토끼 인형을 안고 자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인형을 귀여워 하자, 아주 털털하고 세상 쿨 했던 선배 언니는 저에게 그 토끼 인형을 가져 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 인형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 때부터 인형을 보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인형에 이름을 지어주고 늘 같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성인이 된 저에게 늦은 <애착 인형>이 생겼던 것입니다. 그 인연은 꽤 오래 지속되었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던 시기가 있어 제가 가진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이 인형과도 작별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2013년, 또 다른 애착 인형이 생기게 됩니다.  이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되었는데, 교제를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제 생일이 돌아 왔습니다.  남자친구는(지금의 남편) 생일 선물로 무엇이 갖고 싶은지 물어 보았고, 저는 <토끼 인형>이 갖고 싶다고 대답하였습니다. 

남편은 제 생일 날, 선물 박스와 장미꽃을 준비 해 주었는데 박스 안에서 슈크레 토끼 인형이 '짠' 하고 나타났습니다. 인형의 키는 65cm, 몸무게는 0.6kg 입니다. 전 인형에게 <슈크> 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정을 붙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릴 적,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습니다. 그 때 당시 아파트에서 강아지를 키우는 게 힘들었고 남동생이 알러지가 있어 반려견을 키우는 건 그저 꿈으로 밖에 나둘 수 없었습니다. 아마 제가 반려견이 있었다면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전 슈크에 대한 애정이 깊어 졌습니다. 매 번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제주도 국내 여행에도 슈크를 데려갔고, 장기간 길어지는 해외 여행에도 슈크를 데려갔습니다. 


나의 애착 인형 <슈크>


손 바느질로 나름 정성껏 만든 <슈크>의 새 옷을 완성하였습니다. 원래 옷을 만들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인형을 목욕 시키려고 보니 의가 쉽지 않은 옷이라 어쩔 수 없이 기존의 옷을 가위로 자르고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옷이 필요하여 분홍색 원피스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누구나 자신에게 소중한 매개체가 있을 것입니다. 그것을 어린 아이에게는 <애착 인형>이라는 명칭이 붙어졌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충분히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결혼한 30대 여성에게 흔히 있을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전 저의 인형 <슈크>가 저와 남편의 소중한 추억이자 저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소설 <소나기> 에 등장하는 소녀의 대사처럼 제가 죽으면 <슈크>도 같이 묻어 달라고 남편에게 말했더니 쿨하게 알겠다고 합니다. 가끔 슈크 덕분에 남편과 소꿉장난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세상은 넓고 다양한 감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한 명의 에피소드라고 생각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재미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애착 인형만큼 저의 가장 소중한 애착 물건은 <일기장>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애착 매개체도 문득 궁금해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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