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인생 경험 :D/엘리 이야기

[캐나다 일상] 캐나다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은 후기! 과정/결과/한국과 다른 점?!

Hi_Elly 2023. 6. 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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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궤양 소견을 받다,


작년 여름, 한국을 방문하면서 위 내시경을 받았었다. 
결과는 위궤양.
 
평소에 소화불량 등 증상이 분명히 있었음에도 육아에 치여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내 몸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좋지 않은 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서글펐다. 
줄줄이 사탕도 아니고 줄줄이 이어진 약봉지를 한국에 계신 엄마가 추가로 보내주셨을 때 내 마음은 더 그랬다. 한국에서 먹던 약을 추가로 보내실 때 영문 처방전도 함께 동봉해 달라고 엄마에게 부탁했었다. 
 
그걸  캐나다에 있는 나의 패밀리 닥터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작년에 한국에서 위내시경 했는데
위궤양 소견을 받았어요.
현재 한국에서 온 약을 먹고 있는 중인데
여기서 위내시경 할 수 있을까요?

 

 
 
주치의는 흔쾌히 리퍼럴을 써 줬고 위 내시경을 받기까지 보통 4개월 정도 걸릴 거라고 언질을 줬다. 

흠,, 각오는 했지만 4개월이나 기다려야 하는군,, 했다.


의사를 만나고 바로 다음 주에 집으로 우편이 날아왔는데 나의 위내시경 일정과 기타 필요한 서류들이 동봉되어 있었다. 
내 위내시경 날짜는 6월 1일.  10:45 am 시간까지 구체적으로 정해져 있다. 
 
 
주치의가 말해줬던 4개월도 참 길다 싶었는데 정해진 위내시경 검사일은 무려 5개월 후였다. 
무료인 의료의 대가는 '참을성'이다. 
한국은 당일에 바로 위내시경이 가능하니 이래서 의료 천국임을 다시 증명한다. 
 
 
다행인지 이 기간동안 한국에서 온 3개월치의 약을 복용하고 있어 기다릴만했다. 더 솔직히는 4개월까지는 버틸만했지만 그 이상은 짜증을 동반했다. 
 
 
 

위내시경 일정,
확정하기까지 몇 번이나 바뀜


위내시경 검사 일정이 잡힌 서류들이 동봉된 우편이 집으로 오고 나는 그 일정(6월 1일, 10:45 am)이 괜찮은지에 대한 컨펌 전화를 해야 한다. 
그 일정이 안된다고 하면 더 늦어질까봐 순순히 오케이 했다.

검사를 앞둔 한 달 전, 시간이 오전 11시 30분으로 변경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한 시간 늦어졌구나, 문제없어~ 오케이!
 
검사를 3일 앞두고 최종 확인을 위해 센터에 전화를 걸어 다시 검사 시간에 대해 물어보았다. 
시간이 바뀌었단다.
오후 4시 30분! 황당했다.
내가 미리 전화를 하지 않았으면 검사 하루 전 날 알려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건 금식을 해야 하는데 오후 4시 30분이라니, 시간대 참 너무한 거 아닌가 -_____-
총 소요시간을 물어보니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였다.
 
 
센터 오피스에선 관련 메일을 보내주겠다며 그제야 내 메일 주소를 물어보았다. 메일 내용에서 5시에 검사가 시작되고 4시 30분까지 와야 한다는 것과 검사하는 날 정오(midnight)부터 금식이고, 검사 시작 4시간 전까지는 물을 포함한 음식물은 일절 금지가 눈에 띄었다. 

 

 
어쨌든, 남편은 이 날 휴가를 내었고 오라는 시간에 맞춰 나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검사 당일, 오후 2시 50분에 센터에서 전화가 왔다. 
"지금 올 수 있니? 가능한 한 빨리 와도 돼."
헐-_-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가 없네. 4시까지 갈게-로 합의를 보고 그 시간에 맞춰 갔다. 
위내시경 시간이 이렇게 수시로 바뀌었다. 날짜가 안 바뀐 걸 고마워해야 하나;;;
 
 
 

위내시경 과정


문진표 중 하나

 
 
 

검사에 들어가기 전 검사 동의서를 포함한 작성해야 하는 서류가 5-6장 정도가 있다.
문진표에는 환자의 질병 히스토리, 흡연/알코올 여부, 임신 가능성, 약물 반응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서류를 집에서 미리 작성해 왔는데 마지막으로 식사한 시간을 공백으로 했는데 적어야 했었다.
 
 
보통 위 내시경 검사 전 8시간 공복이면 된다고 알고 있어 아침을 이르게(8-9am) 조금 챙겨 먹었는데 서류에도 작성했고, 검사하는 의사에게 구두로도 얘기했다.
다행히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midnight부터 금식했으면 억울할 뻔...

  

 
4:50 pm 검사가 시행했다. 
검사를 담당한 의사, 보조, 간호사들은 모두 자신의 이름을 얘기했고 서류에 작성된 몇 가지를 의사는 추가로 반복해서 물어보았다. 
내 오른쪽 손등에 링거를 꽂고 약이 들어가는 걸 정확히 인지하는 순간 잠이 들었다. 
 
 

 

내 베드

 
 
 
5:40 pm 간호사가 깨워서 일어났다. 입 주변에 약간의 얼얼한 느낌이 조금 남아 있었지만 머리가 몽롱하지 않았다. 오히려 푹 잘 잔 느낌.

회복실에서 깨고 혈압을 재었다. 혈압이 정상범위는 맞지만 출산 후 많이 낮아졌다. 흠,,
 
 
 

위내시경 검사 결과


검사 결과지

 

 

회복실에서 깨면 간호사를 통해 검사 결과지를 받을 수 있다.

하이라이트 된 부분이 꽤 친절하게 느껴졌다. 

 

나의 질환은 Hiatus Hernia.

한국에선 식도염, 위궤양은 흔하게 들었지만 이건 정말 생소했다. 그 낯섦에 조금 더 걱정됐고 잠시 날 불안하게 했다.



한 달치 약을 처방받았다.
(병원)센터를 나오자마자 가까운 약국 샤퍼스에서 구입했다. 약 값이 $19.39, 캐나다는 처방된 약이 무료인 경우도 많은데 이번엔 꽤 비싼 편이었다. 

 




캐나다와 한국, 무엇이 달랐을까?


질환에 대한 설명서

 
 
회복실에서 눈을 떴을 때, 검사 결과지와 함께 질환에 대한 자세한 설명서를 건네받았다. 영문이라 큰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해석이 필요하지만) 참 도움 되는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선 의사가 질환에 대해 간단히 구두로 설명해 주고 피해야 할 음식 및 행동 지침을 받는다. 하지만 내가 가진 질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으로 찾게 되니 이런 질환에 대한 설명서가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검사실로 가기 전 한 베드가 내게 지정된다.
거기에 누워 대기하도록 하고 나의 가방, 신발은 베드 아래에 두게 된다.
검사 시간이 되면 대기하고 있던(누워서 기다리고 있던) 베드 그대로 간호사가 밀어 검사실로 들어갔다.
검사가 마치고 눈을 떴을 때 그 베드 그대로 나는 회복실로 와 있었다.
정말 매우 편했다.
치렁대는 긴 머리 묶으라고 할까 봐(한국에서 그랬음) 검사 시작하면 머리 묶을 밴드도 챙겨 왔는데 전혀 상관이 없었다.

 

 

한국과 가장 다른 것 중 하나가 검사가 끝난 후 보호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위내시경도 일종의 마취과정을 겪기 때문에 이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귀가 시 보호자(가족, 친구, 회사 동료 등)가 동행해야 함을 원칙으로 둔다. 우버, 택시 안된다.
센터에서는 검사가 끝나자마자 보호자에게 바로 연락을 취한다.

나는 6시에 귀가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 '빠름'이 곧 '편리함'이라는 사고의 틀에 있었는데 그 역시 부정할 순 없지만 캐나다의 의료를 겪으면서 생각이 조금 전환되기도 한다. 

 

위내시경 검사를 하기 위해 5개월이나 기다리는 건 사실 누구나 힘든 일이다. 특히 의료 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더더욱.

- 만약 실제로 느끼는 통증이 과하거나 불편함이 컸다면 캐나다 응급실을 찾았을 테고, 그랬다면 검사 일정은 상당히 앞당겨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캐나다에서
위 내시경 검사를 하고 느낀 점은,


 

한국은 내가 원하는 날 바로 위내시경 검사를 할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과 동시에 늘 도떼기시장과 같이 인산인해로 바쁜 병원은 정신없이 검사를 받게 된다. 이름이 불리면 떠밀리듯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검사실로 들어가고 회복실에서 깨어난다. 간호사는 모두 바빠 보이고 의사는 대기 환자들로 더 바쁘다. 검사 비용 지불은 당연하다. 

 

 

캐나다에서는 검사일까지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한다는 가장 최~대의 단점을 인내하고 나면 1:1 케어 같은 친절함과 편안함 속에서 검사가 시행된다. 모든 검사가 끝난 후 간호사는 회복실에서 깬 나의 상태를 다시 점검해 준다. 그리고 센터 문 앞까지 부축하여 안내해 주는 경험도 신선했다. 당연히 검사 비용은 무료다.

 

 

무엇이 더 좋고 나쁘다 가름하기엔 두 나라의 의료 시스템 차이엔 장단점이 있다.  

여전히 내 나라가 아닌 곳에서 산다는 건 많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지만 어느새 난 좋은 건 좋은 대로 감사하게 여기고 아쉬운 건 아쉬운 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를 갖게 되었다.

 

 

캐나다의 위내시경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검사 전 후기를 찾아보았는데 몇몇의 블로그 덕분에 대략 그림이 그려져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 건강한 마음으로 내 몸을 건강하게 잘 돌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그럼 모두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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