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쿨(preschool)에 가다!
작년 10월, 럭키(태명)가 26개월이 되자 나는 육아에 번아웃이 왔다ㅠ-ㅠ
그래서 럭키를 어린이집과 같은 기관에 보내고자 결심하여 괜찮을 만한(그 와중에 고르고 또 골랐다는 건 덜 급했네-_-)
런던 내 데이케어(Daycare), 프리스쿨(Preschool)에 메일을 열심히 보냈다.
모두 웨이팅을 걸어주겠다는 답 메일을 받고, 럭키가 세 돌이 되는 2024년 9월에나 입학할 수 있겠구나 하며 기다렸다.
그러던 중 작년 크리스마스에 갑작스럽게 한인 성당을 가게 되었는데…
나는 가톨릭 신자 엘리사벳이예용 :)
우연히 비슷한 또래를 키우고 계신 귀인을 만나게 되었고 그 분 아들이 다니고 있는 프리스쿨을 소개받았다.
그곳은 우리 집에서 차로 10분 이내, 걸어서도 2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로 수업은 일주일에 3번 화수목, 오전 9:15 - 11:30 am!
럭키가 기관에 처음으로 적응하기에 너무 완벽한 조건들이었다.
↓ 캐나다의 데이케어와 프리스쿨을 간략히 설명하면,
● 데이케어(Daycare) | 한국의 어린이집으로 신생아부터 6세까지 수용. 대부분 맞벌이 부부(혹은 학생)일 경우 이용하며 출근 전 아이를 드랍하고 퇴근 후 아이를 픽업하는 형태임(Full-time). |
● 프리스쿨(Preschool) | 한국의 [어린이집+유치원]으로 30개월부터 5세까지 수용. 보통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뉘어 약 3시간 정도의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Part-time). |
보통 학기가 9월에 시작하는 캐나다의 교육 시스템상 중간에 등록이 가능할 것이라 기대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스팟이 한 두 자리 있었고, 일사천리 럭키는 30개월이 되던 2월에 프리스쿨 등교가 시작되었다.
30개월 아들의 눈물 등교와
엄마의 자유!
첫 등교는 예상했던 대로 눈물이 빠질 수가 없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럭키는 처음엔 호기스럽게 프리스쿨에 갔는데 막상 엄마와 떨어지는 순간이 오니 그게 실감되어 슬픔이 복받쳐 오는 것 같았다.
나는 선생님이 럭키를 다시 데려가라고 호출을 하실 것만 같아 첫날은 프리스쿨 근처 팀홀튼에서 대기를 했다.
카페에 앉아 일기장에 현재의 심경을 주절주절 기록했음 :)
다행히 엄마와 떨어질 때 오열하고, 안으로 들어가서는 생존본능으로 잘 버틴 것 같았다.
하지만 럭키는 첫 등교 후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던 건지 밤새 열이 나고 아프기 시작해 그 주 수요일과 목요일은 결석을 해야만 했다ㅠ.ㅠ
그렇게 2월은 매일 아침 울면서 등교하는 럭키를 바라봐야 했지만.............
나는 자유를 얻었다! 유후~!
집에서 두 시간을 나 홀로 보내는 이 프리함은 정말 매우 매우 매우 매우 매우 황홀하다ㅋㅋ
동요 아닌 내가 원하는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설거지를 해도 행복하고, 어지럽혀진 장난감 정리정돈을 하면서 콧노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함ㅎㅎㅎ
특별히 럭키(Luck)였던
럭키의 첫 프리스쿨!
럭키가 프리스쿨에 들어갈 때는 캐나다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영어는 그저 Hi 정도 말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단어도 동물, 과일 서너 개만 알아듣는 정도뿐이었다.
그저 두 돌이 지난 엄마 껌딱지 아이가 처음으로 낯선 기관에 나 홀로 떨어져 있어야 하는 것도 쉽지않을 텐데, 자신의 모국어(한국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두렵고 불안할지 기관에 보내기 앞서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이 곳엔 그러한 걱정을 무색하게 만들 베네핏이 있었다.
이곳에선 함께 다니는 한국인 친구가 세 명이 더 있었다. 정원 16명 중 4명이(무려 25%ㅋㅋ) 캐나다에서 태어난 한국인 아이들이라는 공통점은 럭키에겐 그저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친구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럭키의 첫 프리스쿨 기관이 이곳이었던 게 내겐 너무너무 감사하다.
프리스쿨에 익숙해지는 과정!
늦은 겨울에 시작한 첫 등교는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하였다.
그동안 럭키는 프리스쿨에 가는 화/수/목 아침이면 학교에 가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고 준비해서 나간다.
하지만 등교할 때 선생님 손에 인계되는 순간 엄마와 떨어지는 것은 여전히 어려워했다. 그래서 항상 눈물이 나올까 봐 내 눈을 최대한 마주치지 않은 채 교실 안으로 들어갔다.
어느 날 잠들기 전, 침대에서 럭키와 대화를 나누는데 여전히 프리스쿨은 엄마랑 같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안으로 들어가면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고... 그랬구나 ㅠ.ㅠ
프리스쿨에 적응이 되어간다고 생각될 쯤 프리스쿨에 데려다 줄 때면 항상 "엄마는 그럼 어디에 있어?" 라고 묻던 질문이 점차 "친구(누구)는 왔을까?", "(누구)는 언제 와?" 로 바뀌어 갔다. 프리스쿨에 가면 친구들과 만나 즐겁게 어울려 놀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피드백되는 것 같았다.
무엇보다 수업이 끝나고 픽업을 가면 세상 너무 환하게 웃으며 자신을 데리러 온 엄마를 반갑게 맞아주는데 그 미소가 너무너무 예쁘다.
내 입장에서도 2시간의 휴식 후 만나게 되는 아이 주변으로 하트 뿅뿅이 마구 뿜어져 나올 수밖에 :)
그저 안 다치고 선생님과 친구들과 사이좋게 신나게 잘 놀았으면 그걸로 엄지 척!!!
이 시간들이 앞으로 럭키가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줬다 믿는다.
첫 프리스쿨,
2월부터 6월까지의 여정!
2월 6일부터 시작한 프리스쿨은 6월 26일 여름방학에 들어갔다.
그동안 같은 반 친구 생일파티에도 참여했고, 공원에서 선생님과 가족들이 함께하는 피크닉도, 아이들의 미니 콘서트도 있었다. 한국에 비하면 굉장히 소박하고 작은 이벤트였지만 첫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여러 감정들로 나는 때때로 벅차오르기도 했다.
학기가 끝나고 이렇게 예쁜 수료증도 주셨다.
분명 나도 성장하고, 럭키도 성장한 시간이었다.
많은 엄마들이 언제 아이를 기관에 보내는 것이 가장 좋을까 고민한다.
소아과 의사 등 육아 전문가들은 적어도 아이가 세 돌이 될 때까지는 주 양육자가 케어하는 것을 지지하는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이가 언어를 하기 시작했다면 두 돌부터 두세 시간 정도는 기관에 보내는 것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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