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Days of Summer)
하트 뿅뿅,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탐과 썸머
썸머의 크고 동그란 눈만큼 탐의 지긋이 바라보는 저 눈빛이 너무 좋다.
♡ 259 Days
집 근처 바에서 썸머와 탐은 칵테일을 마시고 있었다. 그런데 썸머에게 치근덕대는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썸머에게 술을 한 잔 사주겠다며 같이 나가자고 말한다. 썸머 옆에 탐의 존재를 알면서도 일행이냐며 묻고 탐의 인사를 무시한다. 그리고 계속 그를 거절하는 썸머에게 탐을 가리키며 저런 녀석이 남자친구라니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 얘기를 듣자마자 탐은 그 남자에게 주먹을 날린다.
집으로 돌아온 썸머는 탐에게 더 이상 탐을 믿지 못하겠다고 말한다. 어처구니가 없게도 모르는 낯선 남자가 사랑하는 여자에게 추파를 보내도 가만히 듣고 있던 탐은 자신을 별 볼일 없는 남자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공격을 해 놓고 썸머를 위해 싸웠다고 하는 탐.
탐은 그 남자에게 썸머는 내 여자라고 말하며 진작 남자를 저지했거나, 그게 어려우면 썸머에게 나가자고 말한 후 썸머의 손을 잡고 그 불쾌한 상황을 벗어나게 해 줬어야 했다. 썸머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탐.
남자답지 못했고, 자신의 여자친구를 전혀 지킬 줄 몰랐던 탐으로부터 썸머의 마음은 조금씩 비워지고 있었다. 그 마음 백 번 알 듯.
♡ 282 Days
그동안 둘은 데이트를 하면서, 탐은 영화를 보고 우는 그녀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했고, 그녀가 좋아하는 가수와 노래를 존중하지 않았다. 그녀는 탐과의 데이트에서 "피곤해. 집에서 쉴께."라는 말이 잦아지더니 결국 이 둘은 290일 헤어지게 된다.
♡ 402 Days
둘은 헤어진 후 썸머는 회사를 퇴사했고, 탐은 폐인이 되어 갔다. 급기야 매일 우울하고 울상인 탐에게 회사 상사는 장례에 쓰일 종이 카드 문구를 제안한다. 참 창의적인 회사라고 생각했다.
집과 회사만 오가며 폐인 생활을 지속하던 탐도 헤어진 지 100일이 흐르면서 차츰 정리가 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동료 결혼식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탄 탐은 같은 행선지로 가는 썸머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그 둘은 커피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지인의 결혼식에서도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낸다. 썸머는 탐에게 이번 주 금요일에 자기 집 옥상에서 정원을 만들어 파티를 여는데 괜찮으면 와 달라고 한다. 탐은 썸머와 재회를 꿈꾸며 멋있게 옷을 차려 입고 썸머의 집으로 달려간다.
예상(왼쪽)과 현실(오른쪽)은 매우 달랐다.
썸머는 이미 사귀는 남자가 있었고, 이 모임은 약혼 파티와 같은 자리였다. 탐은 그 사실을 깨닫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빠져나온다.
썸머의 심경 변화에 대해 많은 걸 알아차린 나지만, 지인의 결혼식에서 탐에게 댄스를 권하고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는 탐의 어깨에 기대어 잠드는 썸머의 모습은 사실 나조차도 납득이 어려웠다. 내가 만약 탐이였다면 썸머의 행동에 착각이 될 것 같았다. 그녀는 지인의 결혼식에 간 그 날, 탐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었던 건가? 그게 아니라면, 단지 이기적인 그녀의 마음으로 탐과의 마지막 추억을 만든 걸까?
♡ 488 Days
탐은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장소에 갔다. 거기엔 썸머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탐과 썸머는 서로 안부를 물으며 둘의 마지막을 장식할 대화를 나눈다.
탐 " 누군가의 여자친구가 되기 싫다 더니, 유부녀인가."
썸머 "그냥 그렇게 됐어.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났다가 알았어. 자기랑 있을 때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던 걸."
탐 " 제일 짜증 나는 게 뭔지 알아? 운명이니, 영혼의 반려자니, 진정한 사랑이니. 유년 시절과 동화의 비 논리 같은 것. 네가 옳았어. 네 말을 들었어야 했어."
썸머 "아니야. 식당에 앉아서 <도리언 그레이>를 읽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내게 다가와 책에 대해서 물었어. 지금 그 사람이 내 남편이야."
탐 "그래서?"
썸머 "내가 영화를 보러 갔었다면 어떨까? 내가 점심을 먹으러 다른 곳에 갔었다면 어땠을까? 내가 10분 늦게 도착했다면 어땠을까? 그건, 그렇게 예정된 거였던 거야. 그리고 줄곧 생각했어. 톰이 옳았다고. 네 말이 옳았었어. 내가 틀렸던 거고."
이렇게 둘의 연애와 끝엔 <운명적인 사랑>을 부정했던 썸머는 이제 운명을 믿기 시작했고, <운명적인 사랑>을 믿고 기다렸던 탐은 오히려 운명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어 버렸다.
♡ 500 Days -> ♥ 1 Days
탐은 건축 관련된 새로운 직장을 찾고 있었고, 면접으로 보러 간 날 한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탐이 좋아하는 그 장소에서 자신을 본 것 같다고 말한다. 탐은 그녀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하지만 탐은 썸머와 연애를 통해 깨달은 게 있었다. 운명 같은 건 없다. 인연은 자신이 직접 만들어 가야 한다는 걸. 탐은 그녀에게 면접 후 차 한 잔 하지 않겠냐고 권한다. 그녀는 알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어텀(Autumn)이예요."
썸머(Summer, 여름)가 끝나고 어텀(Autumn, 가을)이 왔다.
혹자는 말한다. 연애를 해 본 사람은 썸머를 이해할 것이고, 연애를 못 해 본 사람은 썸머를 욕할 것이라고. 나는 그 말에 매우 동의한다. 썸머는 사랑을 믿지 않는다고 말하며 사실 진짜 사랑에 대해 기대했다. 탐은 사랑을 믿는다고 말하면서 사랑에 대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아마 그녀는 탐의 순수한 면을 좋아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탐이 말하는 진짜 사랑을 기대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썸머는 탐에게서 그걸 느낄 수 없었고 우연히 자신이 읽고 있던 책에 관심을 보이던 남자에게 운명을 느껴 결혼까지 이른다.
영화는 <탐>의 관점으로 한 여자에게 첫눈에 반한 날부터 이별 후 정리가 되기 까지 500일 여정을 담았다. 나는 <썸머>의 관점으로 된 이야기도 궁금하다. 사실 이 둘의 관계가 과연 영원히 이렇게 끝났을까 싶기도 하다. 내가 느낀 썸머는 탐을 정말 사랑했다.
우연이 인연이 되고 그게 잘 풀리면 운명이 되는 것,
사랑은 Tim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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