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저씨 (명대사)
'나의 아저씨'를 보면서 주옥 같은 대사들이 너무 많길래 문득 드라마 작가가 궁금해져 왔습니다. 검색 결과, '박해영' 작가님이었습니다. 2016년도 제 마음을 설레게 했던 '또, 오해영' 드라마의 작가인 것을 확인하고 '역시!' 싶었습니다.
6화 : 모른 척 해 줄께. 넌 말 안 해도 다 알 것 같아.
박동훈의 부하 직원이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 박동훈 부장에 대한 험담을 했습니다. 그 얘기를 마주 앉아 듣고 있었던 이지안은 그 사람의 뺨을 때렸습니다. 나중에 이 상황에 대한 내막을 다 알게 된 박동훈과 이지안의 대화 내용입니다.
"누굴 욕하는 거 들으면 그 사람한테 전달 하지마. 너희들 사이에선 다 말해 주는 게 우정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른들은 안 그래. 모른 척 하는 게 의리고 예의야. 괜히 말해주고 그러면 그 사람이 널 피해. 내가 상처 받은 거 아는 사람 불편해. 보기 싫어. 아무도 모르면 돼. 그럼 아무 일도 아니야. 아무도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이지안은 중학생 때 할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사채업자를 칼로 찔러 죽인 과거가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알 때까지 무서울텐데. 누가 알까, 또 누가 알까. 만나는 사람마다 이 사람은 또 언제 알게 될까. 혹시 벌써 알고 있나. 어쩔 땐 이렇게 평생 불안하게 사느니 세상 사람들 다 알게 광화문 전광판에 떴음 좋겠던데."
"모른 척 해 줄께. 너에 대해 무슨 일을 들어도 모른 척 해 줄께. 그러니 너도 약속해주라. 모른 척 해 주겠다고. 겁나. 넌 말 안 해도 다 알 것 같아서."
10화 :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할머니를 요양원에 모시고 돌아오는 길에 박동훈은 이지안에게 이제 좀 편안하게 살라고,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회사 사람들이랑도 잘 어울리라고 조언합니다.
"사람 죽인 거 알고도 친한 사람이 있을까? 멋 모르고 친했던 사람들도 내가 어떤 애인줄 알고 나면 갈등 하는 눈빛이 보이던데, 어떻게 멀어져야 되나."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모든 일은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름처럼 살아. 좋은 이름 두고 왜."
12화 : 너처럼 불쌍한 날 끌어안고 우는 거야.
파견직인 이지안은 회사 내에서도 항상 무표정한 얼굴로 동료들에게도 쌀쌀맞게 대합니다. 박동훈과 부서 사람들이 야근을 한 날, 예상과 달리 이지안이 남아 야근을 했는데 박동훈과 지하철 내에서 나누는 대화 내용입니다.
"웬일로 야근을 다 했대?"
"말 잘 들으라면서요. 보고 싶어서 기다렸어요. 뭐지? 그 눈빛은 뭐지? 왜 또 이러나 알아듣게 얘기한 줄 알았는데. 알아듣게 얘기 안 했어요. 더 좋아하게 만들었지."
"너, 나 왜 좋아하는 줄 알아? 내가 불쌍해서 그래. 네가 불쌍하니까. 너처럼 불쌍한 날 끌어안고 우는 거야."
"아저씬 나한테 왜 잘해줬는데요? 똑같은 거 아닌가? 우린 둘 다 자기가 불쌍해요."
15화 : 사람 알아버리면 다 상관없어.
박동훈은 처음에 이지안이 자신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한 것과 지금까지 자신의 핸드폰을 도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게 됩니다. 이지안은 박동훈을 위해 잠적하고, 박동훈은 그런 그녀를 다시 올바르게 되돌리기 위해 찾아 다닙니다. 어렵게 아픈 그녀를 찾아내고 응급실로 데려와 둘은 대화를 나눕니다.
"진짜 내가 안 미운가?"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알아버리면, 그 사람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 내가 널 알아."
"아저씨 소리 다 좋았어요. 아저씨 말, 생각, 발소리 다. 사람이 뭔지 처음 본 것 같았어요."
16화 : 모든 인연이 다 신기하고 귀해.
이지안의 할머니가 요양원에서 돌아가시기 전, 이지안에게 수화로 박동훈을 가리키며 하신 말씀입니다.
"참 좋은 인연이다. 귀한 인연이고 가만히 보면 모든 인연이 다 신기하고 귀해. 갚아야 돼. 행복하게 살아. 그게 갚는 거야."
모든 대사들이 잔잔하고 마음을 참 먹먹하게 만듭니다. 인생을 살아온 만큼 그 대사들이 가슴을 더 파고드는 것만 같았습니다. 나에게도 누군가 내가 가장 힘들었던 그 순간, 그건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라고 말해주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지안은 박동훈을 만나 어둠에서 나와 새로운 삶으로 전진하게 될 수 있었고, 박동훈도 가장 위기일 때 이지안을 만나 그 시점을 극복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됩니다. 이지안의 할머니 말씀처럼 둘은 정말 귀한 인연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인간 대 인간으로 끌리는 감정이 연민처럼 보이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사랑임을 둘은 알 것 같습니다. 보고만 있어도 짠한 어린 여자와 알면 알수록 짠해지는 중년 남성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 이야기가 결코 평범하진 않지만 상처 범벅으로 성숙된 내면에 공감할 수 있어 그들의 흘러가는 마음을 모른 척 할 수가 없습니다.
열린 결말로 끝이 났지만, 시간이 흐르고 우연히 재회한 둘의 대화에서 그들의 인연은 아마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시작되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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