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가을은 유난히 더 예뻐 보이는데 나는 한동안 우울한 시간들을 보냈다.
9월 18일, 갑자기 맥북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처음엔 그저 방전인 줄 알았는데 점차 심상치 않음을 깨닫고 멘붕이 왔다.
겨우 티스토리/넷플릭스/영상통화로 쓰이는 게 다인데, 무엇보다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말이다.
9월 26일, 정품 애플 스토어에 점검을 맡겼다.
그동안 스크래치 하나 없이 곱게 데리고 있었는데 어딘가 맡긴다는 것 자체가 사실 날 조금 불편하게 했다. 생각보다 비쌌던 진단비용은 그다음 문제였다.
점검 나오기까지 미리 언질을 주었던 2주가 흘렀다. 연락이 없었다. 역시 기다림의 미학을 가르쳐주는 캐나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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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인내를 가지니 연락이 왔다. 전혀 반갑지 않은 소식과 함께!
결과는 매우 심플했다. 유선으로 무엇을 수리해야 하는지 알려줬고, 비용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아…..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나는 일단 나의 맥북을 픽업하겠다고 했다. 그날 바로 스토어에 갔고 내 슬픔과 별개로 담당자는 매우 사무적이었다. 그 스텝은 본인이 진단도 하고 수리도 한다는데 그저 마트에 흔히 파는 고장 난 장난감 로봇 하나 다루는 느낌이랄까?!
그러기엔 수리 비용은 너무 했다. 한화로 약 110만 원..............
로직보드를 교체해야 한다는 결과를 받고 검색 좀 해보니 맥북 ‘사망’이라는 단어를 쓰더라. -_-
백만 원이 넘는 수리 비용을 받아 들고 수리를 하란 말인지 포기를 하라고 주는 건지 헷갈렸다.
왜 로직 보드를 교체해야 하는 건지 이유를 물었는데 어떠한 이슈인지, 무엇 때문이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고 한다.
그냥 결과만 띡 - ! 그렇다면 진단하는데 2주 이상 걸릴 일은 아니지 않니?!
그렇게 나의 맥북은 군데군데 먼지를 머금고 내게 돌아왔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로직보드 이상이라는 결과를 안 후 여기저기 검색해 보니 대충 내가 무얼 잘못해서 내 맥북이 아팠던 건지 알 것도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확실한 건 없다.
아- 지금 이 순간도 자꾸 한숨이 새어 나온다. 애플케어를 안 한 게 뒤늦게 후회가 되었다.
‘맥북=애플케어’
필요성의 참 교육에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수리를 해야 할까?
새 노트북을 살까?
남편은 맥북 에어로 다시 구입하라고 권하긴 하는데 맥북이 윈도우가 아니어서 불편했던 것들도 무시하지 못하겠고 맥북이 고장 났을 때의 그 멘붕을 다시 겪고 싶지 않다는 것에 맥북에게 마음이 멀어졌다.
다만, 그 맥북 안에만 있었던 내 아기의 기념사진들이 있는데 그게 너무나 아쉽다. 새로운 로직보드로 교체한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거라서 이건 수리를 해야 하는 동기부여를 주지 않는다.
예쁜 가을의 끝자락, 조금만 우울해하고 이젠 좋은 방향으로 생각을 전환해야겠다. 쉽진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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