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에서 드라마로 재탄생
<마스크걸>은 스토리 매미와 작화 희세가 담당한 네이버 성인 웹툰이라고 한다.
시즌 1, 2, 3으로 나뉘어 연재하였는데 주인공 '모미'의 인생 변화를 크게 삼등분한 셈이다.
스토리는 전혀 끌리지 않았지만 배우 고현정님과 염혜란님에 이끌려 시청했다.
- 배우 고현정 연기는 묘한 끌림이 있고 배우 염혜란은 극 중 인물 그 자체로 빙의되는 분
드라마는 총 7부작으로 웹툰의 시즌 1, 2, 3의 순서처럼 배우 이한별(성형 전) - 나나(성형 후) - 고현정(중년)이 주인공 '모미'를 연기한다.
세 명의 배우가 한 사람(캐릭터)을 연기하는 장치가 재미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그 장치를 순순히 받아들이고 녹아들어 시청했지만 사실 셋은 전혀 다른 캐릭터의 사람이었다.
맞춤 장르, 피카레스크(Picaresque)
나무위키에 검색되는 <마스크걸> 드라마의 장르가 무려 공포, 스릴러, 느와르, 서스펜스, 블랙 코미디, 피카레스크, 고어로 장황하게도 설명되어 있다.
이 중 피카레스크(Picaresque)가 뭐 일까 검색해 봑다. 스페인에서 유래한 문학 장르로 주인공을 포함한 등장인물들이 도덕적 결함을 갖춘 악인들의 이야기라고 한다.
아, <마스크걸>은 그냥 <피카레스크> 하나로 설명이 될 듯하다.
줄거리 + 캐릭터
<마스크걸>을 보고 줄거리를 남편에게 모두 설명해 주었다.
설명하면서도 짜증이 나는 줄거리였다.
쌀쌀맞은 엄마 밑에서 자란 '모미'는 끼가 넘치는 아이지만 외모의 한계로(연예인이 되고 싶었음) 평범한 직장인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뛰어난 몸매와 그 끼를 주체 못하고 밤에는 마스크를 쓰고 아프리카 TV에 별풍선을 받는 이중 생활을 한다.
그로부터 그녀 주변으로 짜증 유발의 굉장한 캐릭터들이 하나 둘 연결고리가 생겨난다.
그럼에도 드라마를 끝까지 본 건, 저 불쾌감 가득한 연기를 120% 소화해 내는 배우들과 결말에 대한 기대였다.
그러나 결말은 차라리 <이 모든 게 모두 꿈이었다>로 끝났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
드라마의 하이라이트
삐뚤어진 모성애로 살해당한 아들(살인자이기도 한)의 복수를 하는 엄마(배우 염혜란)와 제대로 기르지도 못할 거면서 성폭행으로 낳은 아이를 지키려고 하는 엄마 모미(배우 고현정)의 대결 구도는 보통의 상상력으로는 힘든 스토리였다.
지금의 우리 사회와 닮은꼴!
웹툰 작가가 처음부터 피카레스크(Picaresque)를 염두해 두고 집필하지 않았나 싶다.
주조연 할 것 없이 스쳐 지나가는 모든 캐릭터들이 인생에서 결코 스치고 싶지 않은 캐릭터였다.
외모지상주의 스토리?
NONO!
많은 사람들은 이 드라마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지만, 나는 반대한다.
근본적인 것은 주요 인물들이 어렸을 적 부모로부터 관심과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에 출발하였다.
결국 주변으로부터 사랑받지 못한 열등감 많은 (소수의)아이들이 자라나 사회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여실히 보여준다.
외모가 예쁘고 잘생기지 않았다고 당연히 모두 열등감을 가지는건 아닐 뿐더러 혹여나 자신의 외모에 열등감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삶이 '불행'으로 끝나는 것 또한 절대 아니다.
하지만 <마스크걸>에 등장한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하지 말아야 할 선택들을 마일리지 쌓듯이 차곡차곡해 나간다.
그런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서로 엮이고 엮여 인생을 더 파란만장하게 만드는 게 이 이야기의 주요 내용이다.
다행이라면 이들이 정상적인 보통 사람들의 인생까지 망가뜨리진 않았다는 것에 안도감이 느껴질 정도.
대물림되는
현재 우리 사회 현상
가장 안타까운 건, 주요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첫 출발이 애정결핍에서 일어난 것인데 그러한 것들이 모두 대물림되고 있는 현상이었다.
상황에 따라, 성격에 따라 주인공들의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부모의 부재(아빠의 존재는 더 까마득하다)'를 느끼게 했다.
그건 그 아이들이 의지할 곳을 잃게 했고 더 나아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폄하하는데 이른다.
어긋난 사고력, 착각, 자기 비하 등으로 똘똘 뭉쳐진 캐릭터들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끝은 성폭행, 살인(무자비하고 잔혹한)과 같은 비극으로 끝난다는 건 너무 단순하지만 현실 반영을 잘 나타낸 것이다.
<마스크걸>을 보고 짜증과 분노가 번갈아 일렁거리는 내 마음을 들여다보니 드라마에 꽤 집중해서 본 듯하다.
그만큼 배우들의 연기는 일품이었다.
특히 의외로 나나님의 연기에 감탄했고, 소름끼칠 만큼 열연하신 염혜란님의 연기는 그저 놀라웠다. 안재홍님은 은퇴작이냐는 기사를 봤는데 딱 맞는 평이였다. 이보다 더 최선일 순 없없다.
타인과의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가장 기초적 사회인 가정에서 자녀를 바르게 잘 키워야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모든 부모들이 가정에서 아이를 길러내는 것에 많은 책임감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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