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인생 경험 :D/슬기로운 의사생활

11화 슬기로운 의사생활(부제 :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Hi_Elly 2020. 5. 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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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좋았던 그녀의 모습을 내가 닮게 되다.


신경외과 전공의 3년 차 안치홍은 자신의 생일인 주말에도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리고 엘레베이터 안에 타는 환자들의 층 수 버튼을 말하기도 전에 아주 적절하게 미리 눌러주는 센스와 훈훈함을 보입니다. 


안치홍은 신경외과 조교수 채송화를 좋아하고 있는데 그 마음이 언제부터였을지, 어떤 영향에서인지 이번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보여줍니다.





2016년 봄, 안치홍의 율제 병원에 인턴 첫 출근 날입니다. 우연히 엘레베이터 채송화를 만나게 된다. 엘레베이터 층 수에 가장 가깝게 위치한 어느 한 여자가 환자와 보호자들이 엘레베이터를 탈 때마다 그들이 어느 층에 내릴지 미리 정확히 알고 눌러주고 있었습니다. 안치홍은 그런 여자의 모습을 엘레베이터 맨 뒤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함께 7층에서 내린 그 여자를 보고 안치홍은 본인과 같은 신경외과 인턴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말을 겁니다. 하지만 곧 신경외과 교수 '송채화' 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안치홍은 적잖이 당황합니다. 이 때 송채화가 이렇게 말합니다.


"1년 뒤에도 꼭 NS에서 다시 봤으면 좋겠다."


채송화의 이 말 덕분인지 안치홍은 정말 인턴 후 신경외과를 선택하게 되고, 그때부터 줄곧 송채화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안치홍은 좋아하는 그녀의 그때의 모습을 닮아 버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신경외과 전체 회식에 교수님인 채송화 뿐만 아니라 마당발인 간담췌외과 이익준까지 참여하게 됩니다. 이들은 술 게임이 한창이었는데 테이블 위에 소주병을 돌려 걸린 사람에게 다른 사람들이 질문을 하고 걸린 사람이 그 질문에 답을 해야 합니다. 만약 대답을 원치 않으면 술을 마시면 되는 게임입니다.


돌려진 소주병이 이익준을 가리켰고, 무엇이든 자신한테 물어보라고 한 이익준도 채송화와 관련된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며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또 소주병에 당첨된 이익준에게 안치홍은 같은 질문으로 집요하게 파고 들었고, 이익준은 이번에 대답을 회피하지 않는다.


"채송화 교수님, 이성으로 느낀 적 있으시죠?"

"응, 있어. 당연히 있지."


이 대화에 안치홍, 이익준과 채송화 사이엔 정적이 흐르고, 다른 전공의들은 이 상황을 그저 재미있어 합니다솔직히 저는 안치홍이 크고 작게 선을 넘는 이런 행동들에 보는 내내 조금 불편했습니다. 왜 자신이 좋아하는 마음만 생각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채송화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건지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묘한 신경전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신경외과 회식 이후, 송채화와 이익준은 5인방 친구들이 있는 노래방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노래방에서는 1분을 남겨 놓고 있었고, 이익준은 갑자기 마이크를 잡더니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를 열창하며 20년 전 자신의 과거 기억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1999년 4월, 이익준은 채송화의 생일 선물을 위해 반지를 고르고 있었습니다. 아마 이 날, 채송화에게 이익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날 채송화로부터 실연을 당한 친구 양석형을 위로하면서 자신이 준비했던 반지 선물을 휴지통에 버리고 맙니다. 


20년이 흐른 지금, 그는 그 때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을 것입니다. 이번 11화에 에피소드에 삽입된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는 그런 익준이의 마음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 날에.

시간 속에 희미해지는 사랑에.

그대가 흔들린대도 그땐 내가 잡을게요. 

그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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