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 인생 경험 :D/슬기로운 의사생활

12화 슬기로운 의사생활(부제 : 감사함을 뛰어 넘은 존경심)

Hi_Elly 2020. 5. 3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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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 감사함을 뛰어 넘은 존경심


12화는 시즌 1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만큼 사람들이 기대했던 사랑의 결실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역시 환자의 마음 아픈 사연들로 감동과 큰 울음을 내게도 만들었다. 하지만, 난 이 슬기로운 의사들에게 감사함을 뛰어 넘어 존경심을 느꼈던 순간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운명적인 재회. 교수님이셨군요.


한 환자가 뇌지주막하 출혈(SAH, Subarachnoid hemorrhage)로 입원을 했고, 혼수 상태라 수술도 의미가 없었다. 신경외과 조교수 채송화는 가족들에게 마지막으로 환자의 상태를 전달하고 있었다. 


"뇌출혈이 생겼는데 뇌 부종이 심합니다. 현재 환자 분은 자발 호흡, 의식 그리고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뇌사 상태로 짐작됩니다. 아무래도 1-2주 내로 돌아가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중환자실에서 나온 채송화는 착 한 표정을 지으며 전공의 3년 차 안치홍과 의대 실습생 윤복이에게 자신이 전공의 때 있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치홍아, 나 환자 분 성함 보고 깜짝 놀랐어. 나 전공의 4년 차 때 돌아가신 환자 분이랑 이름이 똑같아서."


윤복이가 채송화에게 질문한다.

"환자 분 이름도 기억하세요?"


"응. 그 분 응급실로 들어오고 수술하고 중환자실에서 돌아가실 때까지 내가 그 분 옆에 같이 있었거든.  나는 그 분 사실 줄 알았어. 그래서 일주일 넘게 교수님한테 욕 먹어 가면서 그 분 옆에만 있었는데... 결국 돌아가셨어. 그분도 SAH. 나 그때 엄청 자책했어. 내가 잘못해서 돌아가신 건 아닌가. 내가 똑똑했다면 살지 않았을까 하고.그 분 너무 고우셨어. 아직도 그 분 얼굴, 이름 생생해. 그 분 성함도 백선정씨 였어." 




윤복이는 울음을 터트렸다. 

"교수님이셨구나. 교수님인줄도 모르고."

"윤복아, 무슨 일 있어?"

"엄마가 보고 싶어서요. 교수님, 저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윤복이의 말에 채송화는 그 때의 자신의 환자가 윤복이의 엄마였음을 짐작하고 눈시울을 붉힌다. 


"이렇게 잘 컸는데, 엄마가 하늘에서 얼마나 기특 해 하시는데. 왜 울어. 엄마 속상하시게. 울지 마. 응?

"(윤복이는 계속 울면서) 네."


'슬기로운 의사생활' 2화 리뷰에도 썼지만, 윤복이 쌍둥이 남매는 자신의 엄마의 주치의였던 의사에 감동 받아 둘 다 '의사' 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그 의사에 대한 정보는 '225' 발 사이즈만 기억했는데, 이렇게 그때의 의사 선생님과의 운명 같은 재회와 함께 감정이 복 받쳐 흐느껴 우는 윤복이를 보고 있으면 정말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윤복이도 채송화 교수님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신경외과를 선택하고, 채송화와 같은 좋은 의사가 될 것 같다. 


선생님 덕분에 생명을 구한 저를 잊지 마세요.


3개월 전, 7화에 등장했던 젊은 경찰관은 뇌종양으로 각성 수술을 받았었다. 그때 당시, 수술을 앞두고 수술 후엔 경찰을 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심한 좌절감에 빠져 있었다. 

전공의 3년 차 안치홍은 각성 수술 중 런 환자에게 자신의 아팠던 과거 이야기를 진솔하게 들려주었다. 시간이 흘러, 환자가 퇴원 후 안치홍을 만나기 위해 의국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안치홍이 발견한다.


"안현수씨?"

"선생님, 저 선생님 기다리고 있었어요. 무작정 이 앞에서 기다려 봐야지 했는데 저 올해 운이 엄청 좋은가 봐요." 

"정말 그런가 보네요. 아니, 근데 얼굴 진짜 좋아지셨다. 아니, 석 달 전에 뇌 수술 받으신 분 같지 않으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이거요. 선생님들 절대 선물 안 받으시는 거 아는데, 그래도 이건 꼭 받아 주세요. 비싼 거 아니예요. 2만원도 안 하는 거예요. 저, 다음 주 경찰 복귀합니다. 선생님 덕에 다시 출근합니다." 

"아이고, 축하 드려요." 

"내근직이고 아직은 반나절 정도만 근무하는데요. 그래도 저 영영 복귀 못할 주 알았는데 선생님 덕에 다시 출근합니다. 선생님 가슴에 꽂혀 있는 많은 펜들 속에 이 펜도 꼭 넣어주세요. 일하시다가 힘든 일 생기시면 이 펜 보고 힘내세요. 선생님 덕에 생명 구한 환자도 있으니까 좌절하지 마시고 힘내세요."


환자가 나로 인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드리러 온 이 순간을 안치홍은 아마 오랜 시간 기억에 담아 둘 것이다. 그 둘 사이에서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진한 여운이 있었다 


시즌 1, Good bye.




'시즌 1' 이 총 12회로 막을 내렸다. 

의사 5인방이 서로 함께하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그들이 맡은 각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너무 맛있게 잘 버무렸다. 


솔직히 병원이라는 특수 적인 환경 안에서 너무 극적인 이야기들을 내세우며 억지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짜내려고 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 마음 속엔 이 모든 에피소드가 큰 울림으로 다가갔다는 건 믿어 의심치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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