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 : 위대한 여정(Alpha)
'알파, 위대한 여정' 은 알버트 휴즈 감독의 2018년에 선보인 미국 영화입니다. 최근 넷플릭스에 추천 영화로 떠서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영상미와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꽤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반려견을 키우고 있으시다면 더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늠름한 '케다'와 든든한 '알파'
배경은 2만 년 전 유럽 대륙에서 생존하던 인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원시적인 삶을 살고 있는 한 부족은 성인이 된 부족원들을 선출하여 겨울이 되기 전, 음식을 사냥하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이 때 선출된 두 명 중 한 부족원은 부족장의 아들 '케다' 입니다. 그는 아직 많이 어리숙하고 어린 티가 나지만 내면에는 강단 있는 모습이 숨겨 있는 듯 합니다. 부족장의 인솔에 따라 열댓명의 부족원들의 긴 여정이 시작됩니다. 중간에 다른 부족과도 합류하여 사냥을 떠나는데, 늦은 밤 동물의 습격으로 어린 부족원 한 명이 사망합니다.
이런 공포를 이겨내며 이들이 다다른 곳은 물소 떼들이 있는 곳입니다. 이들의 사냥법은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물소 떼 쪽으로 돌진하여 물소 떼를 절벽으로 몰게 하여 그 아래로 떨어뜨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작전도 성공한 듯 하였으나, 물소 떼 중 한 마리가 이탈하여 부족장의 아들 '케다' 를 낚아 채어 낭떠러지 아래 쪽으로 떨어뜨립니다.
물소의 공격으로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케다'
순식간에 케다는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데 절벽 중턱에서 기절하게 됩니다. 아들을 잃은 부족장은 그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데 부족원들은 케다가 사망했다고 판단하고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는 부족을 생각하며 잡은 물소들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한편, 낭떠러지 중간 턱에서 용케 깨어난 케다는 절벽에서 버티고 있다 폭우로 생긴 물 웅덩이 속으로 점프하여 가까스로 살아나게 됩니다. 하지만 오른쪽 다리의 부상으로 임시방편으로 부목을 댄 채 절뚝거리며 걷고 있을 때 늑대들의 공격을 받게 됩니다. 케다는 가까운 나무로 도망쳐 올라가고 자신을 향해 올라오는 늑대 한 마리를 향해 자신이 만든 도구 칼로 내리칩니다. 그 늑대는 부상을 입고 나무 아래로 떨어졌고 다른 늑대들은 그 늑대를 남겨 놓은 채 그 자리를 떠납니다.
케다는 처음에 부상 입은 늑대를 죽이려고 했지만, 자신과 똑같이 부상을 입고 있는 늑대를 치료해 주기로 합니다. 이 전에도 케다는 마음이 여려 부족장인 아버지의 지시대로 사냥한 동물을 죽이라고 했을 때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케다' 와 '알파' 친해지는 중
동굴 속에서 자신의 부어오른 발과 늑대의 상처를 보살피면서 둘은 조금씩 가까워져 갔습니다. 케다는 아버지로부터 늑대의 우두머리를 '알파' 라고 부르며 알파는 늑대 무리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생각해 내고, 새로 사귄 늑대를 '알파' 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자주 보여주는 영상미 중 하나는 밤하늘에 수놓은 아름다운 별들입니다. 영화에서는 아주 귀한 '오로라' 도 보여줍니다.
여기서 늑대를 조련 하는 케다의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먹을 것이 있으면 항상 자신이 먼저 먹고, 알파에게 '기다려.' 라고 말하는데 정말 꼭 강아지를 훈련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처음에 날카로운 이를 보이던 알파도 케다에게 점점 순종 해 가는 모습이 신기할 따름입니다.
둘의 상처가 아물 때 쯤 케다는 겨울이 오기 전, 집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알파에게도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알파가 자신을 내쫓는 케다 뒤를 강아지 마냥 졸졸 따라옵니다. 케다가 나뭇가지를 던지며 가라고 소리치지만 그 나뭇가지를 입에 물고 따라오는 모양새가 영락없이 귀여운 반려견의 모습을 띄고 있습니다. 이렇게 둘은 길고 긴 여정을 함께 하게 됩니다.
사냥을 할 때도 손발이 척척, 둘의 팀워크가 뛰어나고 먹을 때는 늘 케다가 먼저 먹고 다음 알파 순서로 질서정연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빙판길에 빠진 '케다' 와 그를 구하고 싶은 '알파'
날이 바뀌어 눈보라가 내리치고 폭설 가득한 겨울을 둘은 서로를 의지한 채 걷고 있습니다. 중간에 늑대 무리의 공격을 받게 된 찰나, 알파가 나서는데 그 무리는 알파의 가족이었습니다. 케다는 알파를 늑대 가족 무리에 보내고 다시 홀로 집으로 가고 있을 때 빙판길에서 알파를 다시 만나게 됩니다. 반가운 마음에 알파를 향해 뛰어가던 케다는 그만 부서진 빙판 사이 얼음 물에 갇히게 됩니다. 그 위로 알파는 애타는 마음으로 달려옵니다. 이 때의 연출이 정말 장관입니다.
역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케다와 알파는 다시 집으로 함께 길을 떠납니다. 그 과정에서 알파는 자신보다 몸집이 큰 짐승의 습격에도 몸을 던져 케다를 보호하고, 케다는 다친 알파를 안고서 한 발 한 발 힘겹게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이 가까울수록 진한 감동과 함께 눈물이 나는 장면들이 가득합니다.
죽은 줄 알았던 케다의 귀환에 정성스럽게 그를 간호하고, 알파도 얌전히 치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알파는 그 때 임신을 한 상태로 부족 안에서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습니다. 이 때부터 늑대들은 부족원으로 성장하며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살게 됩니다.
'케다'의 부족원들과 사이사이 늑대 개의 모습
'알파, 위대한 여정' 은 엄청난 금액의 투자를 받고 찍은 영화였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빼어난 영상미가 꼭 아프리카 속 자연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조금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배우들의 대사가 거의 없어 다행이라 생각이 들 만큼 2만 년 전 시대를 고려한 듯한 독특한 언어는 오히려 영화를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각기 다른 예쁜 밤하늘 뿐만 아니라 겨울로 넘어가는 계절의 느낌도 생생히 전달해 주고, 주인공 케다와 알파의 우정이 정말 돋보이는 영화로 한번 쯤 보셔도 후회 없을 영화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영화를 시청하면서 'CGV 아이맥스' 로 봤으면 정말 좋았겠다 라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장르의 영화는 보통 결말에 주인공 역할의 동물이 희생되는 경우가 많아 알파에 대해 내내 걱정하며 보았는데 완벽한 해피엔딩을 보여주어 영화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저의 목소리가 담겨있는 영화 <알파>의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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