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나는 물욕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경험이 가장 큰 자산이고 나를 곧 빛나게 할 발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명품 가방과 같은 물건보단 '여행'에 투자하는 것에 더 가치를 두었다.
그랬던 내가, 물욕이 생기고 말았다.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아기가 생기고 아기용품에 진심이 된 것이다. 그래서 요즘 매 달 아기를 위한 물품들을 다양하게 막 사 들이고 있다.
아기가 17개월인 지금,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니 역시 육아는 템빨이라는 선배맘님의 말씀이 맞는구나를 새삼 깨닫게 되는데 그래, 이거는 정말 잘 샀구나!!! 싶은 육아템들을 추려 보았다.
TOP 5 : 베이비 무브
개인적으로 요리는 타고남과 노력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레시피를 보고 만들어도 딱히 잘하지 못하는 요알못이다. 그래서 요리 솜씨 좋으신 여자분들이 부럽다.
반면, 남편은 요리하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틈만 나면 집에서 새로운 요리를 시도해 싶어 하는 요리 꿈나무이다.
-남편이 요리해 주면 마냥 좋을 것 같지만 장단점이 있다.
우리 부부는 요리 선호가 이렇게 달라 임신 때부터 우리 아기 이유식은 남편이 만들기로 정해져 있었다. 나는 좋은 요리 도구를 찾아 권해주기로 했고 베이비 무브라고 불리는 <Baby moov duo meal station>을 구입하기로 했다.
아기가 딱 6개월이 되었을 때 아마존에서 구입하였고 당시 구입 가격은 $233 정도였다.
디자인 깔끔하고 색상마저 내 마음에 쏙 들고...
하지만 난 지금껏 베이비 무브를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다 ^^;;
-남편은 평소 요리도구들을 사 모으기를 좋아하는데 베이비 무브 외에도 부엌에는 내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요리도구들이 많다. 사실 왜 저 요리도구들을 모두 사야 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약 1년이 지난 지금, 아마존에서 베이비 무브를 검색해 보니 가격이 상승됐다.
무서운 물가다.
내가 구매한 베이비 무브의 XL 사이즈 제품은 왼쪽에 찜기가 3단으로 되어있는데 이유식에 필요한 쌀, 야채, 고기를 각각 용기(추가 구매 필요)에 담아 사용한다. 오른쪽에 있는 믹서기는 찜기 사용 후 음식을 잘게 부술 때 사용하는데 이유식을 이 도구를 사용하여 한 번에 간편하게 만드는데 정말 굿 아이템이라고 했다.
단점이라면, 전체적인 구성품은 큼직큼직한데 설거지하려면 자잘하게 많다. 그래서 이유식 만든 후 세척할 때 번거로움이 있다.-닥터브라운 젖병 세척보단 나을지도.
남편은 아기의 이유식이 끝난 지금도 여전히 이 제품을 애장하고 있다. 한 예로 본인의 찜기가 따로 있음에도 베이비 무브를 이용하여 자신이 먹을 닭고기를 삶고 계신다.
그래서 요리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이 요리 도구가 단지 이유식뿐만 아니라 부엌의 좋은 아이템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드리고 싶다.
TOP 4 : 알집 매트
한국에서 아기 키우는 집에는 꼭 하나씩 있다는 너~무 유명한 알집매트!
지금은 경쟁업체도 많아져서 좋은 품질의 유사제품도 다양해지고 가격도 더 저렴해지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이었으면 고민없이 구매했을 알집매트인데 캐나다에서 이 제품을 구매하려니 가격이 후덜덜했다.
아기를 출산하기 10일 전, 폴딩 알집매트를 아마존에서 대략 $388에 구매하였다.
한국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2배 더 비쌌는데 과연 이 가격에 이 매트를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나는 잠시 고민에 빠졌었다. 반면 남편은 강력히 알집매트를 구매하길 원했는데 지금와서 보니 잘한 결정인 것 같다.
-가격이 조금만 더 저렴했어도 두 개 구입하고 싶은 심정.
아마존에서 알집매트를 찾아보니 역시 가격이 더 올랐다. 육아템의 물가는 그냥 고공행진인 듯하다.
놀이매트의 대명사답다,
집 전체가 까펫으로 이루어진 캐나다집에서 알집매트는 캐나다에서 산 다른 매트에 비해 바닥 밀림이 없는 묵직함이 있다. 촉감 좋은 폭신함에 엑스트라 매트리스를 갖게 된 기분마저 들게 하는데 매트 위에 이물질이 묻었을 때 물티슈로 쓱 닦아내면 감쪽같이 깨끗해진다.
폴딩이라서 접히는 부분에 먼지가 쌓여 청소하기 어렵다는 리뷰도 읽었는데 그건 전혀 걱정거리가 되지 않았다. 알집매트는 신생아부터 아기의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는 플레이 매트였는데 나는 수시로 물티슈로 매트를 닦았다.
청소기를 돌려야 할 땐 폴딩으로 접어 한쪽에 세워두면 되었고, 네 부분으로 이루어진 매트를 유용하게 잘 접어 모양을 내면 돌 지난 아기에겐 터널과 같은 놀이 공간이 만들어져 또 다른 재미를 전달해 준다.
다만, 매트의 높이가 있어 걷기 연습을 할 시점의 아기에겐 매트 위를 걷다 바닥으로 내려올 때 문턱과 같은 걸림돌이 되어 넘어질 수 있는 게 가장 큰 단점인 것 같다.
그런데 걷기 훈련이 지나면 또 열심히 알집 매트 위에서 팡팡 뛰어다니며 넘어질 걱정 없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되어준다.
결론적으로, 아주 만족스럽다.
알집매트는 신생아 시절부터 뒤집기, 되집기, 기기 등 아기의 모든 발달사항을 함께 한 소중한 공간이 되어 주었다.
지금은 실내 미끄럼틀 아래에 알집매트를 놓아두고 아기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때 더 안전한 착지를 할 수 있도록 서포트해 주고 있다.
늦은 밤에는 알집 매트에 누워 랩탑으로 영화를 보고 있는 내게도 유용한 애정템이 되었다. 이렇게 알집매트는 앞으로 10년도 내다볼 수 있을 것 같다.
TOP 3 : 스토케트립트랩 하이체어
베이비 무브와 함께 집으로 입성한 육아템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는 Buybuybaby에서 $450.86으로 구입하였다.
아기가 6개월이 되던 시점부터 사용할 계획으로 베이비 세트(Baby Set)가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구입했고 색상은 가장 무난하면서 깔끔한 내추럴로 선택했다.
- 베이비 세트는 아기 6개월부터 9개월까지 권장되고 있다.
그리고 아기 식판 트레이(Tray)도 필요해서 약 $78에 추가로 구매하였다. 결론적으로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 본체 모두 다해서 대략 $530이라는 건데 아기 의자 가격 장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를 구매했던 첫 번째 동기는 아기 자세를 잘 잡아준다는 것이었다. 의자와 발판을 조절할 수 있는 맞춤형으로 어린 아기부터 유아, 성인까지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된다.실제 리뷰에 따르면 초등학생도 무난하게 잘 사용하고 있다고 하는데 기능적, 실용적 모두 기대할 수 있어 무조건 하이체어는 이것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었다.
그 밖의 디자인이 깔끔하고 예뻤다. 원목으로 이루어진 의자는 클래식하지만 세련미가 느껴지는데 집 안 어느 곳에 두어도 분위기가 산다.
무엇보다 튼튼하고 정밀해서 아기가 사용하기에 든든하다.
단점이라면, 아기 의자치고는 가격의 장벽이 높다. 쌍둥이 혹은 나이 차가 없는 두 자녀 이상을 키우시는 분들에겐 의자 하나씩 사면 백만원이 넘을테니 가격 부담이 될 것 같다.
아기와 눈높이를 맞추다,
설거지를 할 때면 아기가 기어와 내 다리에 매달리곤 해서 설거지를 미뤄야만 했었다. 그런데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를 구입하고 내가 설거지하는 동선 가까이 아기를 앉힌 뒤 아기 식판에 장난감을 두고 놀게 했더니 설거지가 가능해졌다.
- 초기에는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어색하고 허리 힘이 없어 자꾸 앞으로 쏠렸는데 아기 배 부분에 천기저귀로 공간을 채워주니 한결 나았다.
그리고 남편과 내가 식사를 할 때면 알집매트에 아기가 놀 수 있게 장난감을 두고 모빌을 보여줘도 어김없이 기어와 내 식탁 의자에 매달렸다. 그래서 남편과 나는 번갈아 식사를 해야 하거나 그런 아기 모습을 안쓰럽게 봐야 했는데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가 생긴 후 식탁 한쪽에 아기 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식사하는 동안 아기는 떡뻥을 먹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는데 세 식구가 눈높이를 맞춰서 서로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니 완전 신세계였다.
6개월부터 하이체어에 앉힌 덕분인지 아기는 식사 때 의자에 앉아 먹는 것을 잘 받아들였다. - 아기가 일찍이 자신의 식사 자리를 완벽히 인식하게 한다는 건 참 중요한 것 같다.
현재 17개월부터는 아기 식판을 분리하여 사용하지 않았고, 베이비세트는 조금 더 지켜보다 분리할 예정이다.
스토케트립트랩 하이체어가 고가의 하이체어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만큼 값어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일찍이 잘 샀구나 싶었다. 그래서 누군가 하이체어를 고민하고 있으면 주저 않고 이 아이템을 추천하고 싶고 이왕이면 일찍 구입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베이비 무브, 알집매트 그리고 스토케 트립트랩 하이체어 이 셋을 가격은 좀 나가지만 그래도 정말 잘 샀구나!!! 싶은 육아템 TOP 5에서 3까지로 정해 보았다.
출산을 앞두고 육아를 하면서 내 소중한 아기를 위해 이것저것 검색하다 보면 위 셋은 꼭 등장하는 아이템이 아닐까 싶다. 나 역시도 그렇게 알게 되었고 지금은 나의 아기를 위해 1년이 넘도록 함께 하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꼭 유명하다고 해서, 고가라고 해서 무조건 다 좋을 순 없다.
- 실패한 육아템들도 더러 있음ㅠ.ㅠ
분명한 건 경험자가 어떻게 얼마나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 가치는 또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나의 경험담은 그저 참고가 되어 누군가 예쁜 아기를 위한 육아템을 구입하기 앞서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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