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엄마 껌딱지 럭키 이야기
곧 두 돌이 되는 럭키(태명)는 엄마에게만 꼭 붙어 있으려고 하는 껌딱지다.
도통 아빠에게는 가려고 하지를 않으니 그래서 육아가 더 힘들었던 점도 있다.
아기가 10개월쯤 나 홀로 럭키를 데리고 한국행 비행기를 탔던 것보다 남편과 럭키를 함께 데리고 캐나다로 돌아왔던 비행이 훨씬 더더더 힘들었으니 말해서 뭐 해....................
비행 14시간 동안 럭키는 아빠에게 전혀 가질 않았다-_-;;;
그래도 세월이 흘러, 22개월쯤이 되자 럭키는 남편과 단 둘이 바깥 나들이가 가능했던 것 같다.
놀러 가는 건 엄마 없이 아빠를 쪼르르 잘 따라 나서는 모습을 보고 많이 컸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고마웠다.
그러나 두 돌이 다 되어가도록 집 안에 아빠가 같이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목욕하는 동안 잠겨진 화장실 밖에서 엄마가 나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럭키이다.
특히, 잠을 잘 때는 무조건 엄마가 자신의 옆에 있어야 하고, 꽉지를 껴줘야 한다.
우리는 안방에 어른 침대 옆 크립을 붙여 놓고 있는데 럭키가 어른 침대에 누워 내 옆에서 잠이 들면 아기 침대로 옮겨 놓는 식이다.
엄마, 여행 다녀와도 돼?
하루는 잠들기 전 남편과 럭키, 내가 나란히 누워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나 "럭키야, 일주일에 한 번은 럭키가 아빠와 잠들면 좋겠다."
남편 "럭키야, 아빠랑도 좀 자 줘."
럭키 (완곡한 거부 반응)
그런데 뜬.금.없.이 남편이 이렇게 말했다.
남편 "자기, 3박 4일로 여행 좀 다녀와."
나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럭키는?"
남편 "내가 4일 휴가 내고 럭키 혼자 돌볼게."
나 "럭키 두고 내가 어딜 가?"
남편 "뉴욕에 갔다 오든지. 친구도 좀 만나고."
(뉴욕 사는 친구네 가족이 올 봄 우리 집을 방문했었다. 그런데 뉴욕이 무슨 옆 동네임?!)
나 "헐,,,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3박 4일간 내가 어떻게 럭키를 떼어놓고 가 있어?"
블라블라,,,,,,,,,
그때 갑자기 우리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 있던 럭키가 갑자기 남편에게 발길질을 하기 시작했다.
‘3박 4일’, ‘뉴욕’과 같은 단어는 모르더라도 대충 아빠가 엄마에게 자신(럭키)을 떼어놓고 오랜 시간 밖에 나갔다 들어오라는 말임을 간파한 럭키는 남편에게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다.
우린 그 모습에 빵 터져서 웃음이 나왔다.
나는 심술 난 럭키를 꼭 끌어안고
"엄마 안 가. 럭키 두고 아무 데도 안 가."로 대화가 종료되었다.
진짜 나 홀로 여행을 가 볼까??
럭키를 재우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에게 휴식을 주고 싶어 3박 4일간 여행을 떠나라고 말해 준 남편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엄청 감동을 받았고(진짜 간다고 해도 가라고 할 사람이라서ㅋㅋ), 두 돌 안된 아들의 찐사랑을 새삼 다시 느꼈다.
그리고 잠시 곰곰이 생각해 봤다.
진짜 여행을 가 봐? 1박 2일이라도ㅋㅋ
가끔 너무 심하다 싶은 껌딱지 아들을 키우며 자유를 갈망하곤 한 나를 떠올려 봤다.
그러나 결국 나는 럭키를 오랜 시간 떼어놓고 마음 편히 휴가를 가지 못 할 사람임을 깨달았다.
나 홀로 여행은 상상으로만 만족하고 어디든 럭키와 함께하면서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기억에 담고 싶다.
럭키가 자라 엄마를 귀찮아 하고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겪고 있을 때 이 때의 럭키가 너무 그립겠지?!ㅠ.ㅠ
두 남자의 전혀 다른 방식의 사랑을 느꼈던 행복한 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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